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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선생님에게 전화를 받은 첫날부터 5일 동안, 시간이 촉박하여 바쁘게 여권 준비하랴 짐 챙기랴 여비 마련하랴, 정신이 없었다. 출발 당일,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곳에 간다는 그 불안감에 한국을 떠난 다는 것이 두려웠다. "가지말까?" 라는 실현 불가능한 작은 마음을 품고 공항으로 향했다.


도착했지만 공항 측 서버에 문제가 있었는지 티켓발급이 계속 늦어졌다. 비행기 탑승시간보다 약 3시간 일찍 도착한게 도움이 되었다. 이런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연락 올 곳도 없었지만 로밍 서비스를 받아갔다. 이 로밍서비스가 얼마 뒤 큰 힘이 되어주었다.


처음 보는 인천국제공항의 여기저기도 구경하면서, 밥도 한 끼 먹으니 시간은 그리 지루하지 않게 흘러갔고, 오전 8시 10분, 28번 게이트를 통해 대한항공 KE811편 탑승 후 자리에 앉았다.


시드니로 가는 10시간. 10일간의 짧은 여행의 시작이었다.


겨울.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드니의 태양은 강하게 내리 쬐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정말 좋은 날씨였다. '코트 괜히 가져왔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따뜻하고 포근한 날씨였다.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분과의 짧은 미팅 후 우리가 향한 곳은 블루마운틴 이었다. 버스 밖으로 보이는 서구적인 거리 풍경들을 보면서도 아직까지 '여기가 우리나라가 아니구나!' 라는 실감은 느끼지 못했다. 중간에 훼더데일 동물원에서 신기한 동물들과의 조우를 마치고, 블루마운틴의 정상, 에코포인트로 향했다.


세자매봉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에코포인트 위에서의 절경은 한마디로 예술 이었다. 마치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넓디넓고 깊숙한 원시림. 내가 그랜드캐년을 직접 봤다면 이 감동이 좀 줄어들었을까? 안개라도 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곳에서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에서, 정말이지 대자연의 신비를 아주 조금이나마 체험 할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코포인트에서 바라본 원시림의 모습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짧아서 5시가 조금 지나자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한식으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힘들었지만 즐거운 하루"를 마감했다.


하루 동안의 즐거운 여행 후,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었다. 오페라 하우스를 구경하고,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현지인들과의 대화도 즐거웠고,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노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이 날의 기억은 내 몸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고, 유학을 가고 말겠다는 내 막연한 희망에 확신을 심어주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나라에 와서 대표적인 대학교와 도서관을 가보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알 수 없는 철학을 갖고 있는 내가 시드니 대학교를 가지 않고 호주를 떠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침 한창 새학기가 시작되는때라 활기찬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좋았던 것은 서점에서 컴퓨터관련 서적을 매우,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아마존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고 있었다는 것이다.(본문과는 상관없이 인형 같은 아가씨들이 동아리 모집을 하고 있었다.)


시드니에서의 시간은 단 이틀. 매우 아쉬웠지만, 여운을 남기는 여행이 후일을 기약하기에도 좋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 마음을 위로하고 호주와 시차가 2시간이나 나는 가까운 섬 뉴질랜드로 향했다. 우리의 도착예정지는 크라이스트처치.

영국밖에서 가장 영국적인 도시라 하는곳.
또는 영국보다 더 영국적인 도시라 하는곳.

기대감을 동행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녕 시드니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왠지 2시간을 손해 본 것 같아 억울했다. 하늘에 잔뜩 끼어있는 먹구름과 함께 처음 향한 곳은 켄터베리 대학교. 에이번강으로 흐르는 깨끗한 물줄기가 학교 옆에 흐르고 있었다. 우리학교와 국제교류를 맺고 있는 학교이기도 한 이 대학교는 시드니 대학교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깨끗한 빗물을 맞으며 걷는길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학교는 한산했다. 학교가 너무 넓은 탓에 극히 일부분만을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매우 조용했고, 그래서 그런지 대학교 보다는 수도원 같았다. 도서관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어차피 강의실은 볼 수 없으니 도서관에서 아주 죽치고 여기저기 책도 찾아보고 사서에게 몇가지 질문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며 구경을 했다. 해가 짧아서 바쁘게 이동 해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이동준비를 했다. 대학을 좀 더 둘러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 또한 학력차별이 없기로 유명하다. 학력위주보다는 어느 자격증을 취득했나, 전공은 무엇인가와 같이 기술을 중시하는 경향이 매우 강했다. 과연 실용주의만이 옳은 것인가 라는 질문에는 바로 대답 할 수 없지만, 융통성 있는 사람들의 생각들만은 부러웠다.


참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정지했다. 평범해 보이는 다리 앞에 서있는 나에게 들어온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 KOREA였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병사들이 이 다리를 건너 싸우러 나갔는데 일부 병사들은 다시는 이 다리를 밟지 못했고, 살아서 돌아온 병사들은 이 다리를 건너면서 고향에 돌아온 기쁨을 만끽하였다고 한다. 다리를 공사할 때 한국이 참여했다고 하는 "추억의 다리" 라고 불리우는 다리였다. 해는 이미 지고 어둑어둑해져서 더 이상 보이는 것이 없을 때 숙소로 향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여행을 하는가? 당신의 여행은 과연 즐거운가?"


나에게 여행은 즐거움 보다는 새로운 곳을 경험을 한다는 설레임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어둑어둑해진 오후, 문닫은 상점가들을 둘러보며 사람 없는 거리에서 내가 느낀 것은 혼자 떨어져 있다는 외로움, 설레임을 동반한 스릴감이다. 마음만 먹으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라, 자칫 잘못하다간 큰 봉변을 당할 지도 모르는 곳에 있다는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위해 새벽부터 매우 분주했다. 버스에서 여섯 시간을 보내며 가야 할 곳은 바로 여왕의 도시 퀸스타운 이었다. 새벽부터 열심히 달렸다. 창 밖은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뿌연 안개가 그나마의 시야도 가려버렸다. 어느 순간 잠이 들었고, 깨어나 창 밖을 돌아보니 높다란 산들이 머리에 만년설을 얹은채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드넓은 켄터베리 평원을 거쳐 착한 양치기의 교회라는 곳에 차를 세웠다. 교회 앞에 커다란 호수가 있고 호수 뒤로 보이는 알프스산맥.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듯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녕 데카포 호수


남쪽으로 계속 내려와서 그런지 날씨가 점점 쌀쌀해 졌다. 크롬웰. 일조량이 많아 과일도 맛있다고 하여 거쳐가는 도중 차를 잠깐 세워 과일 시식을 하고, 구입도 하였다. 당도가 높은 과일들을 먹으니, 몸이 괜히 신난다. 새벽부터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퀸스타운에 도착하였다. 스키어와 보더들로 북적북적이는 거리에서 왠지모를 활기참을 느끼고 가슴이 들떠버렸다. 


이런 가슴을 조금 잠재우고 중국음식점에서 코스요리로 저녁을 해결했다. 사람들이 왜 노년을 이곳에서 보내고 싶어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물과 공기는 깨끗하고, 복지시설 잘 되어있고, 심지어 시내중심지에서도 자동차 클락션 소리를 듣지 못했다. 바쁘게 살아가는 듯 하면서도 양보를 알고 기다림을 아는 사람들.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나라.


퀸스타운은 남섬에서 꽤 북적대는 도시이다. 거리에는 악사가 노래를 부르고 있고, 사람들은 여기저기 쇼핑을 즐긴다. 한 손에 보드를 든 사람들, 스키복을 입은 사람들, 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 정말 한가로운 남섬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이런 풍요로운 풍경 속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밀포드 사운드로 이동 하기 위해서 버스에 올랐다.


밀포드사운드는 피요르드식 해안으로 사운드라는 단어는 협곡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동 중에 우리가 본 것은 거울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산을 비춰주는 호수, 거울호수였다. 호수가 산을 그대로 비춰주고 있는 모습. 언제나 올려다 봐야만 하는 산을 내려다보는 처음 느끼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산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내가 저 높디 높은 산을 내려다 볼 수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러호수에 비친 산맥의 모습. 정말 거울같아.


아름다운 호수가의 식물은 행복할까? 아름다운 식물이 있는 곳의 호수가 더 행복할까.

아름다운 호수가 비추는 만년설은 행복할까? 아름다운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호수가 더 행복할까.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를 바라보며 영화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밀포드사운드로의 버스는 달렸다. 중간중간 산사태의 흔적으로 파손된 도로를 지나 호머터널을 지나 드디어 밀포드사운드를 보여줄 크루즈에 올랐다. 배로 이동하며 협곡을 살폈다. 뉴질랜드의 자연을 보면 그냥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몇 번을 봐야만 더 이상 놀라지 않을까? 여기서는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화보가 된다.


돌아가는 길, 데카포 호수에서 잠시 버스가 멈춘다. 만약 여기서 버스가 멈추지 않았다면 난 아마도 평생 버스기사 아저씨를 원망했을 지도 모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군가 찍어놓은 이 한가로운 풍경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하지만 곧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겨 너무 오래 바라볼 수 없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여행생활자는 정말 뭐든 얻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크라이스트처치, 이 도시는 도시 자체를 공원으로 봐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정말 아름다운 이 도시에 헤글리 라는 이름의 공원이 있다. 에이번강을 끼고 있는 이 공원은 한 영국인 부부가 관리를 하다가 더 이상 관리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시에 기증하여 이제 시가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꽃들과 오리들, 그리고 사람들. 이날 양귀비를 처음 보았다. 중독성이 없는 종류의 양귀비라고 하지만, 아마 난 그 양귀비에 중독이 되었던 것일 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공원을 한시간 정도 산책 후에 남섬에서의 마지막 날을 마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섬에서의 마지막.


북섬은 남섬과 달리 사람들이 매우 많은 도시이다. 시드니에서의 생활이 그리웠던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북섬으로 향했다. 북섬은 남섬과 진짜 틀렸다. 대도시와 작은 농촌을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까?


역시나 처음으로 향한 곳은 세계30위권 안에 들어가는 오클랜드 대학교. 옥스포드 대학처럼 교문이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때마침 학교가 개강하는 날이어서 캠퍼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학생회관 앞에서는 동아리를 신청받는 모습이 즐비하고, 광장에서는 끼리끼리 모여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학교의 규모는 정말 대단했다. 한시간을 돌아다닌 후 학교 안내도를 보니 내가 본 것은 전체 학교의 10분의1도 채 되지 않았었다. 학교 내에 공원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시 의 소유이지만, 어찌되었든 학교내에 큰 공원이 있다니, 학생들이 부러웠다.

공원으로 들어가니 잔디에 누워 책을 보는 사람들.. 행복한 모습의 연인들. 정말 좋아 보였다. 일본에서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도 보였다. 고등학교 때 이런 곳을 와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행운이라 생각한다. 역시 학교를 가면 빼놓을 수 없는 곳, 중앙도서관을 견학하고 구내서점도 보았다. 도서관 내부는 켄터베리대학교와 별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지만, 서점의 분위기가 매우 달랐다. 중간중간 한국어도 들리고, 서점분위기가 노란 계통의 조명을 사용해서 그런지 아늑해 보였다. 대학에서 대학원생인 한국이민자도 만나서 대학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이 넓디넓은 캠퍼스에 재학생은 겨우 2만5천명 정도라 한다. 학생 한명 한명이 넓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 부러웠다.


대학의 긴 견학을 마치고 온천의 도시인 로토루아로 이동했다.. 유황과 온천의 도시 로토루아. 마오리족이 살고 있는 고장인 이곳에서 여행의 마지막 날을 보내게 되었다.


남섬과 북섬은 만들어진 자체가 다르다. 그만큼 사람들의 생활도 다르고, 지형도 정말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북섬보다 남섬이 더 좋지만, 북섬에 사람들이 더 많이 산다고 한다. 서울에 사람들이 많이 사는 이유와 비슷하려나. 로토루아에서 마오리족의 삶을 보고, 온천을 지나 다시 오클랜드로 돌아왔다.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정말 떠나기가 싫었다. 처음 생각했던 두려웠던, 그리고 가기 싫었던 마음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고, 아예 눌러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마침 근처에 사촌누나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표만 아니면 정말 떠나기 싫었다. 비행기표가 단체할인을 받은 것이라 내가 떠나지 않으면 다른 사람 모두 떠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정말 아쉬웠다. 중간중간 현지인들과의 대화들도 정말 즐거웠고, 나의 영어 실력에 대한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의 중반쯤에 가볍게 맥주 한잔 할 때 만난 스티븐이란 사람과의 대화가 특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Friend를 못 알아 들어 5분간 대화를 헤매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몇 안되는 대학교 견학 중, 가는 곳의 학교들마다 내 귀에 소리 쳤다. "나랑 놀고 싶으면 좀 더 열심히 해!"


이곳에서의 짧은 생활은 교환학생과 유학과 워킹홀리데이를 생각나게 할 만큼 좋았던 생활이었다. 겨우 10일 이어서 였을까? 조금 더 오래 생활해 봤으면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텐데, 이곳은 나에게 너무 좋은 모습만 보여주었다.


내 가슴 한켠에 이곳의 향기를 품고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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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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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서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검색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1시간 30분이 안되는 러닝타임의 영화라는것을. "영화가 이렇게 짧았었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에 대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고는 두가지 이유로 결론을 내렸다. 멀미할 것만 같은 흔들리는 화면, 그리고 시간가는줄 몰랐던 몰입감.

영화를 보면서 잠깐이었지만, 오래전 플레이 했던 둠(DooM) 이라는 게임이 연상되었다. 어느정도 게임에 몰입하다보면 내가 직접 총을 들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이 영화도 그랬다. 아주 잠깐이지만 영화는 날 그렇게 만들었다.

흔들리는 화면으로 정신을 빼놓는다. 아니 그 전에 아름다운 여배우들로 눈을 맑게 만들어놓고, 정신없이 화면을 흔든다. 그리고는 긴박감으로 "극장에 들어온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지?" 라는 생각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초반엔 그렇게 어지럽거나 매스꺼운 기분은 느끼지 못했는데, 끝나고 나니 찬바람을 쐬고 싶어지는 그런 상황이었다. 글쓰는 지금도 살짝 어지럽다.

사전지식 하나 없었다. 기대치 하나 없었다. 재미는 있었다. 다만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영화들이 다 그렇듯 쉽게 추천해줄 수 없는 영화이다.


관람 포인트
여배우
사운드
편집
엔딩타이틀

덧. 자주가는 커뮤니티의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수 많은 떡밥이 존재한다느니, 점점 세계관이 확립되어간다느니, 역시 에이브럼스라는등의 어려운 말들이 많이 보였다.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떡밥이 뭔지도 모르겠고, 도대체 로스트(Lost)와 미션임파서블3 와의 관계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단지 총제작을 담당한 에이브럼스의 작품들을 연결짓고 싶어하는 것인건지. 이러한 행동 자체가 진짜로 낚이고 있는거 아닐런지.(이런 글들을 보면서 제작자는 미소짓고 있다고!)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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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차트까지 만들어서 포스팅 했는데, 망할 워드가 티스토리로 제대로 차트를 못올려주는군요. ㅠㅠ 아 짜증이 막 텍사스소때처럼 밀려옵니다. ㅠㅠ


참..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하는 일도 제대로 없는데, 블로그며 미투(me2day.net)며 신경쓰기가 힘드네요. 점점 삶에 치이며 살고 있습니다. 치이며 살지 말고 컨트롤하며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입사에, 이사에, 나름대로 정신 없는 1월을 보내고 이제 슬슬 여유를 찾아가는 중 입니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포스팅 꺼리는 좀 있습니다. 만 이걸 풀어낼 여유가 없는걸 보면 전 아직 능력부족 형 인간인 듯싶습니다.

밀린 포스팅 차근차근 하기 위해서 오늘은 늦었지만, 2007년 결산을 해볼까 합니다. 구정이 가기 전에 왠지 해야 할 것 만 같아서. 우선 티스토리는 이글루스처럼 자세한 자체통계를 제공해주지 않고 있어서 라쥬나님이 제작하신 티스토리 통계 프로그램(링크)을 이용하여 통계를 내 보았습니다.

글 통계.

월별 글 수

1월

10

2월

22

3월

28

4월

10

5월

14

6월

6

7월

10

8월

11

9월

6

10월

6

11월

11

12월

15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고 재미도 있고, 막써도 된다는 자유로움에 3월까지 많은 포스팅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한자리수 포스팅도 보이는군요. 분기별로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분기별 글 수

1분기

60

2분기

30

3분기

27

4분기

32

그나마 다행인건 1분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분기들의 파이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갈수록 하락하지 않아 다행이에요. ㅠㅠ)

이렇게 해서 2007년 전체 총 149개의 포스팅을 했습니다. 총 149개의 포스팅을 제가 언제 했느냐? 이건 다음과 같습니다

시간별 글 수

0시

9

1시

11

2시

12

3시

3

4시

3

5시

0

6시

0

7시

0

8시

0

9시

3

10시

0

11시

3

12시

5

13시

7

14시

8

15시

9

16시

12

17시

11

18시

7

19시

15

20시

10

21시

10

22시

4

23시

7

새벽 4시에 포스팅한 글 도 보이는군요. 티스토리 예약기능을 활용한 포스팅과 나중에 제가 수정하여 날짜를 업데이트한 포스트는 몇 개 되지 않으니 95%정도 정확한 데이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오후 7시에 작성한 포스팅이 제일 많군요. 밤에 쓴 글들은 왠지 예민해진 감수성이 반영된 듯하여 부끄럽습니다.

다음은 댓글 입니다.

월별 댓글 수

1월

0

2월

61

3월

75

4월

32

5월

20

6월

19

7월

17

8월

11

9월

11

10월

15

11월

66

12월

188

무려 1월달엔 무플 입니다. 그리고 2월달엔 두자리 수의 많은(?) 댓글을 받았었는데, 이 수치는 갈수록 떨어집니다. 이거참.. ^^;; 12월달엔 무려 188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행복했습니다.

분기별 댓글 수

1분기

136

2분기

71

3분기

39

4분기

269

12월의 힘으로 4분기가 절반이상의 파이를 먹었습니다.!

총 515개의 댓글을 받았습니다. 이 중에 제가 쓴 댓글의 양도 상당하지만,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시간별 댓글 수

0시

33

1시

37

2시

30

3시

12

4시

1

5시

0

6시

3

7시

3

8시

6

9시

21

10시

21

11시

18

12시

32

13시

30

14시

25

15시

25

16시

31

17시

32

18시

17

19시

32

20시

25

21시

32

22시

25

23시

24

새벽시간을 제외하고는 댓글들이 거의 골고루 달렸습니다. 여러 시간대 활동하시는 다양한 분들이 찾아와 주셨어요. ^^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10개의 글을 추려봤는데, 이거 가장 많은 댓글이 24개라니.. 올리기 좀 민망합니다. ㅎㅎ;; (저 중 절반은 제가 달았으니..)

자, 다음은 제 블로그에 댓글을 가장 많이 달아주신분 10분 입니다.

저기 onionmen, 세형 이라는 사람이 제일 많은데. 누구냐 하면.. 네, 바로 저입니다. 무려 150 + 88 + 16개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16진수로 FF 값에서 한 개 빠지는 수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실질적인 1위는 바로바로바로 echo님!!

역시 댓글 많이 달리는 블로그 주인에겐 뭔가 있어요. ^^ 브리드님, 완전한 기쁨님, nob님 모두모두 감사해요.

그리고 제 블로그에는 이러이러한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잠시 스쳐간 인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댓글 단 사람 전체 목록

onionmen (150)

세형 (88)

echo (43)

신선한바람 (35)

브리드 (17)

xsaku (16)

onionmen 세형 (16)

음침 (10)

완전한 기쁨 (8)

nob (8)

이초 (5)

Nikki (5)

댕글댕글파파 (4)

맛없는린스 (4)

nina (4)

egg (3)

dbjang (2)

gomdori (2)

똘기 (2)

Zet (2)

까마귀 (2)

냉이 (2)

하치 (2)

윤진 (2)

HanSang (2)

인스톨 (2)

홍프린세스 (2)

제주소년 (2)

맑은바람 (2)

J-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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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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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참 (2)

Soonjin (2)

미니아내♪ (1)

키팅 (1)

지저깨비 (1)

moonwe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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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복어 (1)

편집장 (1)

유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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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들 감사합니다. 저도 조만간 한 분, 한 분 다 찾아가 뵈어야 할 것 같아요.

트랙백 통계는 블로거뉴스등과 같은 통계수치를 방해하는 목록이 있어서 넣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트랙백 목록도 너무 없어요. ㅎㅎ

다음은 방명록 통계 입니다.

월별 방명록 수

1월

0

2월

11

3월

8

4월

11

5월

1

6월

3

7월

3

8월

0

9월

2

10월

1

11월

2

12월

81

방명록은 정말이지.. 처참합니다. 이건 뭐 통계라고 올리기도 사실 좀 민망한 수준이에요. 전 1월에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1월부터 11월까지의 활동이 12월 한달의 활동에도 못미친다는 것 인가요? ㅠㅠ

분기별 방명록 수

1분기

19

2분기

15

3분기

5

4분기

84

총 123 개의 방명록 중 4분기의 방명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4분기라 하기도 뭐하죠. 그냥 12월 한달이라 하죠. ㅎㅎ

이것도 마찬가지로 123개에서 -56, -13을 한다면 남는것도 없네요. ㅠㅠ 여기도 역시 echo님이 1등. 역시 베풀고 살아야 돌아오는 것도 많은 것 같아요. 힝힝

한번이라도 제 블로그에 들러서 방명록 남겨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방문객 통계입니다.

월별 방문객 수

1월

21

2월

936

3월

9133

4월

13896

5월

14222

6월

12798

7월

41235

8월

13933

9월

13409

10월

9507

11월

9466

12월

14275

7월 달에는 왜 저렇게 방문객 수가 많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블로그코리아의 봇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분기별 방문객 수

1분기

10090

2분기

40916

3분기

68577

4분기

33248

2007년

152831

1분기의 파이가 보이긴 하는군요. 3월달부터 급속도의 방문객 유입을 통해서 점점 블로그에 재미를 붙이고, 매달 만명이 넘는, (물론 제가 알 수 없는 검색봇들의 방문도 있었겠지만) 방문객들이 찾아주셔서 1년간 무사히 블로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월에 급격히 늘어난 방문객이 이상하여, 알려진 봇 방문의 카운트를 제외 하는 플러그인을 켜두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 수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그래서 고마운 분들을 위해서 작은 이벤트 하나를 마련했습니다. 원래 블로그 1주년 기념으로 이벤트를 열 생각이었는데, 이미 1년하고도 5일이 지난 시점이라 새삼스럽기도 하네요. 별거 아닌 이벤트지만 많이 참여해주시어요. ㅎㅎ

http://openyourbook.net/onionmen 여기에 가시면 제 책장이 있습니다. 몇 권 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구입해온 책 입니다. 다른 분에게 선물 받은 것도 있습니다. 원하시는 책을 말씀하시면 가능하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돌려보기 입니다. 그럼 선착순으로 댓글 달아주시되, 저와 한번이라도 교류가 있으셨던 분들과 댓글수 상위에 위치하신 분들에게는 가중치가 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다 드릴 수 없으니 다섯명 정도로 제한 하겠습니다. 한두명 정도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댓글 달아주세요. ^^

댓글은 이메일 주소와 도서명 으로 해주시고, 제가 개별적으로 메일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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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제지만 딱딱한 내용과 두꺼운 양으로 승부하던 자기계발서를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 성공한 마시멜로 이야기. 이 책의 뒤를 따라 비슷한 내용의 자기계발서 및 지침서 등이 끝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처세술과 관련된 책 중 내가 처음 본 것은 "좋은 것부터 먼저 시작하라" 라는 책 이었다. 어려서 그랬는지 그다지 이런 내용의 책은 관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책을 손에 든 이유는 찰리브라운 이라는 슐츠의 만화가 실려있는 책이기 때문이었다.

"자기자신을 평가하라" 는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슐츠의 단편 만화를 재 해석한 어느 정신과의사의 행복지침서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번정도 읽은 것 같다. 처음 갖고 있던 일반본은 잘 아는 동생에게 선물로 보내주었고,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양장본으로 새로 출간되어 나온 책이다. 개인적으로 양장본을 좋아하지만, 이 책은 양장본 보다 일반본이 훨씬 좋은 느낌이다.

동생에게 책을 선물을 한 이유는 그 당시 나에게 정말 공감되고, 많은 도움을 주었던 책이기 때문이었는데, 막상 지금생각해 보면 동생은 책을 보고 나와 같은 기분이 들지않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책이다. 내용은 말 할 것도 없이 좋다. 하지만 나에게 이 책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그 당시 내 상황의 문제점을 콕 꼬집어 비틀어준 내용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너무 뻔한 내용이잖아. 내가 예전엔 왜이리 공감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 몇 년 사이 내가 정신적으로 성장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지금 상황이 그 당시보다 많이 나아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찌 생각하면 다행이다. 지금이 아닌, 그 때 저 책을 접할 수 있었다니.

어찌되었든 내 첫 자기계발서는 나와의 랑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난 이 책을 계기로 하여 많은 자기계발서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비롯하여 뜨거운 관심, 배려, 청소부밥, 에너지버스, 하고싶다X3, 등. 막상 비슷한 카테고리의 책들을 읽다보면 느끼는 것은 똑같다. 책들은 다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것인데, 이 것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실천이 필요하다." 라고 말한다. 자기계발서들이 제시하는 것은 다 똑같다. 다만 독자들이 그 것을 실천하게 하도록 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그 어느 책도 정답은 없다. 단지 그 책이 제시하는 내용이 지금 내 상황과 맞물려 날 자극 한다면, 그 책이 그 상황의 일시적인 정답일 뿐이다.


불과 몇 달전만 해도 난 열정 가득하고, 도전적인 사람이었다. 하려고 한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얻으려고 한다면 뭐든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은 부쩍 이런 내 자신에 자신감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삶은 나태해지고, 어디 놀 꺼리 없나 기웃기웃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계를 보면 "어랏 벌써 다섯시네, 어랏 벌써 밥먹을 시간이네, 어랏 벌써 드라마할 시간이네."와 같은 생각만 하면서 보내고 있다. 자기전에 책다운 책을 읽은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고, 매일 하루하루를 뭘 하면서 보내는지 알 수 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책장에 책이 꽉 들어차서 새로 구입한 책들의 자리가 없어 잠시 바닥에 쌓아두고 있다. 어제 무슨책이 있나 한번 잠깐 들추어보는데, 이기는 습관이라는 한달전쯤 구입한 책이 눈에 띄었다.
책을 구매할 때는 대략 충동적으로 구매를 하는지라 한번에 대량으로 구매를 하고는 읽고싶은대로 꺼내 읽는다. 예전 뭉탱이로 구매한 목록에 껴 있던 이 책은 그 동안 내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잠들어 있던 책 이었다. 뭐 성공/실패노트도 증정한다고 혹해서 구매한듯 보이는 이 책을 보면서, 나 참 쇼핑 막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아무리 "책사는데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 라는 일종의 신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 이 책의 저자가 외국인인줄 알고 있던 건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잠들기전 책을 한번 보았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고 바로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딱 맞는 책이다." 라고 확신했다. 예전 "좋은 것부터 시작하라." 에서 느꼈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난 이 책을 딱 절반까지만 읽고 덮었다. 충분한 동기와 의욕을 얻었기 때문에 더이상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더 읽어가다가는 실망을 하여 그나마 있었던 의욕이 상실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언젠가는 다시 펼쳐보게 될 책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내가 지금 이걸 쓸 곳이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구석에 쳐박아 둔 덤으로 딸려온 실패노트를 지금은  내 삶의 하루를 기록하면서 요긴하게 쓸 수 있을것만 같았다. 실제로 이 책은 지쳐있던, 나태해져있던 나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고, 일종의 삶의 활력소로 작용하였다. 굳이 끝까지 읽지 않아도 이 책은 계발서로의 역할을 충분히 하였고, 이렇게 내 도서리스트에 올랐다.

역시 이러한 종류의 책들은 "무엇을 읽느냐." 보다는 (무엇을 읽든지)"언제 읽느냐." 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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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주일 아무 글도 없다가 뜬금없이 택배는 즐겁다는 생뚱맞는 제목의 포스팅을 보고 놀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지 않은지 일주일이 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계시는 분들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그.나.마 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전에 echo님 블로그에서 이런(링크) 이벤트에 참여한적이 있었어요. 뭐 요즘 워낙 이벤트에 잘 당첨되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노려본 이벤트였죠. 물론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뭔가가 배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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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일일특급입니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대충 알고있던 터라, 회사에서 뜯지는 못하고, 퇴근시간까지 고이고이 기다렸습니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몇번의 수난을 겪은 소포는 주변이 좀 찌그러지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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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C비누와 오일까지!


대략 이런 것들이 들어있었어요. 물론! 자근자근한 글씨체로 적혀있는 편지도 함께 말이죠. ^^

정성스런 포장에 저기 붙어있는 바코드 보이시나요? 네네, New Bebinning 이라고 박혀있는 바코드요. 에코님 블로그에 들어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에코님 블로그의 블로그명은 New Beginning 입니다. 멋진 이름이죠. ^^ 그런데 New Bebinning 이라는 이름은... 뭘 비벼야 한다는 말인지!! 에코님 블로그, 이녀석 이름은 참 수난시대군요. begging, bebinning.

아 이게 아닌데.. 제가 고마운 마음을 갖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주셔야 해요. 이거 보고 삐치시면 안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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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봉지 하나하나마다 정성스런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주셨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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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브라우니로 추측되는 음식입니다. 사진찍고 바로 먹어버렸는데, 맛은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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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쿠키죠. 이것도 바로 먹어버렸습니다. 포장을 뜯은 뒤 사진을 찍지 못해서 좀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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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아, 방금 블로그에 가보니 너트초컬릿이라고 하는군요.) 아무튼 그런 것입니다. 아직 먹지않고 고이 간직해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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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이 하일라이트입니다. 바로 아몬트초컬릿~!!

제가 아몬드를 좀 좋아합니다. 그리고 초컬릿은 더 좋아하지요. 그런데 아몬드초컬릿이라니!! 안좋아할 수가 없겠죠. 먼저 하나를 꺼내 먹다가 코코아가루가 목에 붙어서 심각한 기침을 하기 전까지는 무지 좋았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우유한잔 먹고 다 먹어버렸어요. 우왕ㅋ굳ㅋ 맛있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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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가 들어간 요 견과류초컬릿은 나중에 먹을 생각이에요. 아껴두고 먹어야지. 절대 Bebinning 때문에 아껴먹는건 아니고요. ^^

echo님 고마워요. 잘잘잘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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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나?" 고개를 바닥에 떨구고 한참을 생각한 뒤 대답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잘 전달해 주는 것 아닙니까?" 교수님 앞에서 똑똑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겨우 짜낸 대답이다.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시고, 날 한번 바라보시더니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짓고 말씀하신다. "상대방이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것 이라고." 말장난 같은 대화를 끝내고 빈 잔을 채웠다.

교수님은 항상 그랬다. 수업을 할 때도, 상담을 할 때도, 상대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셨다. 한번은 수업시간에 질문 하나를 던져놓으시고 누군가의 반응이 나올 때까지 10 분간을 기다리셨다. 무언의 침묵이 '모른다.' 를 뜻한다는 우리들의 암묵적인 약속을 교수님께서는 알아주지 않으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적절한 질문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 목표의 수립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사람은 목표를 수립하는 것도 힘이 든다. 애써 목표를 설정한다고 해도, 그 목표는 아마 자신을 과대/과소 평가하여 만든 겉만 빙빙 도는 목표일 것이다. 목표수립을 위해 자신을 알 필요가 있고,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것 이다.

"저는 인생의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겠어요."

"목표를 세우려는 의도가 무엇 인가요?"
"미래를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요."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언제 시간이 가장 빨리 간다고 느끼나요?"
"게임 할 때입니다."

"그럼 게임을 계속 한다면 당신의 미래가 좀 더 행복해질까요?"
"아닙니다."

"그럼 다시 언제 시간이 가장 빠르게 간다고 느끼나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보다, 그림을 그릴 때면 아무것도 신경 쓰이지 않고, 세상에 혼자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럼 그림을 그린다면 미래가 행복할 것 같나요?"
"행복할 것 같긴 하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할 것 같습니다."

"결국 당신은 돈과 행복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고민하는 것이군요."


이쯤 되면 우리는 편리하게도 목표에 대한 타협을 진행 할 수 있는데, 자신과의 대화에서의 장점이다. 인생에서의 성공을 "행복" 이나 "돈" 으로 정해두고, 이제 이와 관련된 인생의 목표를 작성한다. 당장 내일 할 수 있는 것 도 좋고, 20년 후에나 할 수 있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명성" 이라는 인생에서의 성공을 정하고 이와 관련된 목표 열 가지를 작성했다.

이러한 목표 수립 방식은 1분 목표를 작성 하는 것 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업무에서의 목표 수립과 인생의 목표 수립에는 조금 먼 괴리가 있지만, 본질적인 내용은 어느 정도 통한다고 본다.

이렇게 목표수립을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목표중독에 빠질 염려가 있다. 여기에 대한 내용은 "31%인간형" 이라는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빌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도를 버리고 나침반을 사용하라." 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31%인간형" 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자.

1분 목표의 목표 수립을 이야기 하기 위해 너무 많이 돌아온 듯 보인다. 하지만 책의 내용만을 봐서는 어떻게 목표를 수립해야 할 지 제대로 보이지 않아 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1분 경영에서의 1분 목표는 사내에서의 목표수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회사 내 목표라는 것은 업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목표를 설정 하는 것이 조금 더 쉬울 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역시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확실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스스로 에게 질문 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1분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 1분 목표와 1분 칭찬 그리고 1분 질책 의 세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간략히 말해서 1분 목표는 1분 안에 읽을 수 있는 목표를 개수에 상관없이 작성하고 확인하는 것이고, 1분 칭찬, 1분 질책은 말 그대로 잘했으면 칭찬하고, (잘 해야 할 사람이)잘못했으면 질책하라는 것이다. 물론 책 안에는 이보다 좀 더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자신의 상사와 브레인스토밍을 통하여 목표를 수립하고 칭찬과 질책을 받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러한 경영방식을 도입해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로 일단 도입되어 잘 정착 된다면 상사는 좀 더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고, 부하직원은 자연스럽게 상사를 존경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부하직원은 좋은 상사가 되는 수업을 자연스럽게 받는 것이고, 결국 이러한 상황은 회사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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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침묵속에 있었다. 처음 만난 세 사람의 어색한 침묵에 새로 합류한 사람 또한 흡수되어버렸다. 어색한 침묵속이다. 비좁은 방안에서 이름도 모르는 남자 셋은 굳이 이 어색함의 이유를 찾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는 오히려 두사람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곧 남자는 넷 이 되었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하루종일 렌즈를 끼고 있으니 눈이 살살 아파온다. 거울을 보니 붉은 모세혈관들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런 수식어들이 필요없이 그냥 토끼눈 이었다. 이제 3년 만에 안경을 새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번 주말, 안경점에 가야겠다.

출근 첫날은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갔다. 내 사인 세 개로 근로계약을 끝내고, 새 컴퓨터를 쓸만한 상태로 만들고 나니 4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택배 받을 주소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둘째날은 세팅해야 할 컴퓨터도 없으니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점 없는 하루였다. 카드키를 안가져온 것만 빼고.
드디어 일하는 법을 조금 배웠고, 월요일까지 해야 할 과제를 내주셨다. 그리고 모니터가 고장났고,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다. 출근시간부터 오후 4시까지 아무것도 못했지만 왠지 한것이 가장 많아보이는 날이었다. 행복했다.

퇴근길이 쓸쓸하다. 아직 어색한 사람들과, 어색한 이 길. 그리고 오늘은 금요일 밤이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려도 연락할 만한 사람이 없다. 퇴근길에 만날 친구를 찾는 외로운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출근 후 첫 주말이다. 왕복 4시간 30분의 출퇴근길이 피곤했던 것일까. 정말 오랜만에 주말이 좋아진다. 이번 주말에는 뭘 할까. 뭐하고 놀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과장님이 내주신 과제가 떠올라 우울해졌다. 절대 어려운건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꼭 100점을 받아야 하는 압박감 속의 수험생 심정이랄까. 끝내기 전에는 왠지 마음 편하게 놀 수 없을 듯 하다. 아니, 끝낸다 하더라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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