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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지루할 지도 몰라." 공연을 보여준 누나의 걱정스러운 한마디는 오히려 공연 종료 후 공연의 만족감을 높여 주었고, 공연이 끝난 뒤 한시간 동안의 대화로 이 회색그룹의 색이 좀 더 뚜렸해졌다.

회색. 다른 색은 섞고 싶지 않다. 아니, 섞을 수 가 없다. 오늘 처음 본, 처음 들은 그들이 회색으로 들린 것은 단지 멜로디의 우울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703번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매일 듣던 음악과는 전혀 다른 음악을, 그것도 라이브로 듣는 다는 것은 어쩌면 충격일 수 있다. 이 충격은 두가지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데, 새로운 실험음악을 접했을 때 느끼는 문화 충격 그리고 같은 장르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 오는데서 느끼는 신선한 충격이 그 것이다.

MOT의 노래는 흐린구름과 같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것 같고, 천둥번개가 칠 것 같지만, 이 흐린 구름은 비를 담고있지 않다. 나는 여기서 충격을 받는다. 신선한 충격이다.

상상마당의 라이브 홀은 작지 않았다. 작지 않은 홀을 가득 매운 사람들은 하나둘씩 고개를 까딱거리기 시작할 때 즈음 떠올랐다. 머리속에 회색이 떠오르자 샤샤샥 지우고는 파란색을 칠해보았다. 그 위에 흰 캔버스가 다시 생기고, 곧 회색으로 칠해졌다. 역시 다른 색은 끼어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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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평일 오후를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로움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삼 이 자유가 그리워졌다. 그리고 곧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것 나에게 선물을 주기로 마음 먹었다.

음악은 좋은 선물이다. 선물은 뇌물이나 구제품같이 그 목적이 있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다. 굳이 목적을 찾는다면 받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함이다. 음악은 한번에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줄 수 있으니, 얼마나 실용적인 선물인가.
매일 가나초컬릿을 먹는 사람에게 가나초컬릿 두개를 선물로 주는 것은 그저 천원 한장 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에게 촉촉한 초코칩을 선물로 주는 것은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못의 음악은 나에게 아주 좋은 선물 이었다. 내가 복이 많은 것인지 이런 좋은 선물을 주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선물이 꼭 눈에 보이는 물건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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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공연 때 팬들을 위한 서비스. 날개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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