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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침묵속에 있었다. 처음 만난 세 사람의 어색한 침묵에 새로 합류한 사람 또한 흡수되어버렸다. 어색한 침묵속이다. 비좁은 방안에서 이름도 모르는 남자 셋은 굳이 이 어색함의 이유를 찾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는 오히려 두사람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곧 남자는 넷 이 되었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하루종일 렌즈를 끼고 있으니 눈이 살살 아파온다. 거울을 보니 붉은 모세혈관들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런 수식어들이 필요없이 그냥 토끼눈 이었다. 이제 3년 만에 안경을 새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번 주말, 안경점에 가야겠다.

출근 첫날은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갔다. 내 사인 세 개로 근로계약을 끝내고, 새 컴퓨터를 쓸만한 상태로 만들고 나니 4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택배 받을 주소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둘째날은 세팅해야 할 컴퓨터도 없으니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점 없는 하루였다. 카드키를 안가져온 것만 빼고.
드디어 일하는 법을 조금 배웠고, 월요일까지 해야 할 과제를 내주셨다. 그리고 모니터가 고장났고,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다. 출근시간부터 오후 4시까지 아무것도 못했지만 왠지 한것이 가장 많아보이는 날이었다. 행복했다.

퇴근길이 쓸쓸하다. 아직 어색한 사람들과, 어색한 이 길. 그리고 오늘은 금요일 밤이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려도 연락할 만한 사람이 없다. 퇴근길에 만날 친구를 찾는 외로운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출근 후 첫 주말이다. 왕복 4시간 30분의 출퇴근길이 피곤했던 것일까. 정말 오랜만에 주말이 좋아진다. 이번 주말에는 뭘 할까. 뭐하고 놀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과장님이 내주신 과제가 떠올라 우울해졌다. 절대 어려운건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꼭 100점을 받아야 하는 압박감 속의 수험생 심정이랄까. 끝내기 전에는 왠지 마음 편하게 놀 수 없을 듯 하다. 아니, 끝낸다 하더라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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