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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3 사당 말고기 - 사돈집 8
  2. 2007.07.23 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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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엔, 유일레져라고 하는 휴양지(?)가 있다. 한 15년 전쯤 여름이면 수영장, 겨울이면 눈썰매장을 이용을 위해 자주 갔던 곳. 어느 동네나 있었을 법한 뭐 일종의 테마파크라 해야 하나. 우리집에서 버스타고 10여분 가량을 가야 했던 곳이고, 어린이 걸음으로 위험한 차도를 한시간 넘도록 걸어야 도착 할 수 있었던 곳이다.

몰려다니던 친구들과 함께 커다란 곰인형도 타고, 목마도 타면서 시간을 때우곤 했다. 이런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녹아있는 이곳이 얼마전 제주도 사람에게 양도되어, 지금은 제주 어쩌고 하는 이름으로 바뀌고, 그곳을 아주 제주도풍으로 바꿔버렸다. 목장도 만들어 말도 키우고,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듯 하다.

이곳에서 파는 돼지고기와 말고기가 그리 맛있다고 하는데, 바로 얼마전 미투데이에서 말고기에 관한 포스팅을 보았다. 말고기 상당히 괜찮...[전문보러가기]

이 포스팅을 보자마자 바로 백기와 답사일정을 짰다.

그리고 얼마전,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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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메트로 빌딩 바로 뒷편에 위치한 이곳은 제주에서 직접 말을 공수해온다고 한다.

말사시미

사시미


주문 할 수 있는 메뉴가 한정적이다.

사시미와 육회등은 따로 주문이 가능하지만,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코스요리를 먹는 것이 괜찮을 듯 하다.

A코스의 경우 사시미 -> 육회 -> 초밥 -> 갈비찜 -> 만두 -> 등심 -> 볶음밥 순으로 나오고, 두당 2만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이정도면 상당히 먹을 만 하다고 생각된다.

특코스라는 메뉴도 있는데, 특코스의 경우 위 메뉴에 샤브샤브가 추가된 메뉴라는 아주머니의 설명.

종로에서 떡볶이를 열심히 먹은 백기는 코스먹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결국 우린 코스 2개를 시켰고, 당장 시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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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육회


사진은 그다지 먹음직스러워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소고기 육회같다. 맛도 뭐 비슷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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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기초밥


이건.. 초밥인데.. 코스당 한개 나온다. 백기가 한개 먹고, 남은 한개.
그냥 한입 넣고 우물 거리니 끝. 맛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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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기만두


말고기로 만들어진 만두인데.. 그냥 고기만두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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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등심


말등심. 좀 얇다.
금방 익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바로 구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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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지말자 버섯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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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


코스의 마지막인 볶음밥.
여기 나올때 즈음이면 배가 불러서 남기는 사람도 있을 듯.

볶음밥까지 모두 마무리 하고, 청하 두병을 비운 뒤 이동.

먹고 난 다음에는 비싸다는 생각보다는 다음에 한번 또 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




Posted by onionmen

2007. 7. 23. 03:16 Deep

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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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몇 개월을 방학처럼 보내고나니 말수도 줄고, 자신감도 많이 잃어버린 듯 하다. 학생일 때에는 부족한 것 모르고, 오히려 내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했던 시절을 보낸 기분인데.

고등학교1학년 축제때는 연극주연으로 1등을 하기도 했었고, 2학년 축제때 축제 사회를 진행하기도 하였고, 선도부의 부장으로 고등학교 2,3학년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다. 나름대로 건강한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대학시절까지 뭐든 앞장서서 일에 참여하고, 해결하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도 많이 따르고, 나도 만족했던 시절이었다. 굳이 좋게 말하자면 한마디로 능동적인 사람이랄까. 정말 말도 많은 수다쟁이에다가 특기는 이간질, 후배갈구기, 선배들에게 애교부리기 등. 사악하면서도 귀여운 짓을 많이 했었는데.

그런데 생각해보면 성격은 얼마나 안좋았는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당장 얼굴표정에 싫은 것이 나타나고, 어떻게든 내 뜻대로 하려는 성격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은 건 두번세번 참아보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선배든 후배든 대놓고 말을 했댔으니, 생각해보면 조금 미움은 받았겠드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교성 좋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영업사원으로 직업을 생각해보라는 권유도 많이 들었다.

그 때는 뭐 그리 할 말이 많았던지, "함께 걸어가는 사람에게 지루함을 주면 안된다." 라는 생각에서 였는지, 아니면 그냥 마음이 편한 사람이어서 였는지,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누구앞에 서더라도 내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몇 마디 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무리에 있을 때는 휩쓸려 사라지기 일수였다.

점점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에 비례하여 입밖으로 나오는 단어들의 수는 줄어들었다. 난 상당히 심심한 사람으로 바뀌었고, 술도 입에 잘 대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 얼굴은 둘째치고, 온몸의 살색은 사라지고, 그 위에 붉은 색이 덮혀버리는 그런 체질이지만, 학부시절 엠티만 가면 보이는대로, 닥치는대로, 주는대로 먹었다. 무식하게도 큰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따라 버릇없는 후배놈과 마시자를 외치며 원샷을 하곤했다. 잘곳이 바로 코앞이고, 대하기 편한 후배들이기에 가능했던 일. 좀 불편한 선배와는 목구멍으로 쓴 액체를 3잔이상 넘기는 것을 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주량이 많은편은 아니지만, 마음 편하고 몸편할 때는 소주를 두병까진 마신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술을 줄이게 된 이유가 몇 가지 있는 듯 하다.

대학 마지막 축제.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축제에 대한 한이 맺힌 난, 정말이지 마지막 축제를 즐겼다. 거의 모든 행사에 참여하고, 예술대학의 많은기념품을 구입했고, 주점엔 매일같이 나타나 술을 마셨다.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나. 마지막 전 날이었나. 내 인생에 처음이자 (아직까진)마지막으로 술을 퍼먹고 소위 말해 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사건은 이러했다. 평소 실습조교로 들어가던 컴퓨터 수업의 학생들과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 그 학생들이 때마침 미술학과 학생들이었다. 개인적으로 붓잡는 사람들을 좋아하는지라, 자주 함께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많이 하던 친구들이었다. 분위기에 취한 탓인지, 그날따라 술이 달았다. 입으로 들어가는 액체가 사이다인지 소주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즈음 잠이 들었다.(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내게 후배가 보여준 동영상 속에는 한마리 개가 재롱을 떨고 있었다. 전생에 나는 아마도 개였을지도.

그리고 한 6개월 정도 술자리에서 언제나 분위기만 즐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지면 알게모르게 실수를 하게 되고, 그렇게 된 경우 대부분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점점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앞이 아니면 술을 안먹게 되었다. 한잔 따라놓고 홀짝이는 수준에서 머물고, 언제나 긴장하며 말똥말똥한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들어서 부쩍 놀자리가 많아졌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이리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외로웠었나보다. 외로웠던 만큼 받고싶은 관심이 컷던 것일지 모르겠다. 함께하면 즐겁고, 더 오래있고 싶고, 또 있고싶고.
잊었나보다. 얻은만큼 또 받지 못하면 힘들다는 걸. 이런면에서 꽤 무디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연습좀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오니 그것도 아님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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