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0. 23:23 Day by day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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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지 4년 7개월 되던 그 날, 0.8 정도일 줄 알았던 그녀의 시력이 0.2 정도 라는걸 처음 알았다. 


처음엔 시력이 0.8 정도는 될 거라 생각했다. 안경을 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보인다고 말했기에 그냥 0.7~0.8 정도 되겠지. 라고 그냥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날 "나 시력 0.2야. 몰랐어??" 라는 말을 들었다. 깜짝 놀라며 다시 한번 되묻고는 꼭 안경을 쓰고 다니라고 했다.


오 년 이상 한 사람을 만나다보면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안다는게 쉽지않다. 정말로 잘 알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잘 안다고 생각하고 멋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꽤 많은 것들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던거다. 늘 이렇게 방심할 때 당한다.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관계를 변화시키는 아주 작은 시발점이 아닐까 한다. 50 년을 함께 살아도 상대가 오징어 몸통을 좋아하는지, 오징어 다리를 좋아하는지 모르는게 남녀사이 이다.


너무나 명확해서 절대로 그것일 것 같은 일들도 사실이 아닐때가 있다. 그러니 억측하지말고 좋을대로 생각하지 말자. 상대방에 대해 모든것을 알 필요도 없고, 그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관심은 놓지말자. 비록 작은 관심일지라도.



처음엔 그 사람이 빨간색인줄 알고 좋아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그 사람은 파란색이었다. 전혀 다른 색을 갖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잠시 주춤했지만 좀 더 알고보니 그녀는 흰색이었다. 사실 그녀를 정의하는 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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