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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에게서 죽음보다는 귀여움을 보았던, 80년대 초에 태어난 나는 어쩌면 넥스트를 좋아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을수도 있다.
요즈음 사람이 죽는다는 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조금 다르다. 주변인의 죽음은 10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유일했으나, 그 때조차 죽음은 나에게 와닿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나는 슬퍼했다. 감정의 소모가 심한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는 외면했다.
2014년은 너무 많은 죽음을 접한 해이다. 그럼에도 나는 슬퍼하지 않았다. 경주 리조트가 무너졌을 때에는 그렇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세월호는 애써 외면했다.
그러다 내가 매일 출근하는 판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내가 죽었을 수도 있다 라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사고난 사람들과 어딘가에서 한번쯤 스쳤을법 했기 때문인지 나는 다시 힘들어졌다. 그리고 신해철이 죽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심장 이상이니, 패혈증이니 아무일도 아니었을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중학생인 나에게 무한궤도 라는 그룹은 생소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밴드부 에서는 넥스트 노래들을 연주했다. 신해철은 거만한 사람으로 보였고, 그의 노래는 단지 노래방에서 소비되는 콘텐츠일 뿐이었다. 무한궤도는 잘 몰랐고, 밴드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그는 단지 콘텐츠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오래 살았었으면 했다. 적어도 이렇게 허무하게는 아니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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