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4. 00:11 Review/Book

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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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중학교때 즈음이었나.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이쑤시개 하나씩 들고 도로변 노점에서 떡볶이를 집어먹던 때. 난생 처음보는 차가 지나가길래 친구들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시끄럽게 떠들어댔었다. 신기하게도 뒷자리 부분부터 트렁크 까지가 매우 넓고 길었던 그 차에 손가락질을 하는 나에게 친구 한명이 다가와서 닥치라고, 저거 장례차(영구차)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우리의 손가락과 입은 모두 닥쳤다.


도가니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공지영 (창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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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설 "도가니" 는 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소설이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촌스러움, 그리고 이번에도 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시골의 푸근함을 이야기 할 것만 같은 느낌에 왠지 손에 들기 꺼려지는 책이었다. 아마 서평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었다면 아마도 난 이 소설이 단지 시골에서 벌어지는 공지영의 푸근한 이야기 일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읽어가면 갈수록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이렇게 자극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도 되는 것인지, 게다가 결말조차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기분 나쁨이 몇 배 증가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더더욱 어처구니 없는 반전이 숨어있었으니, 너무 소설 같아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점. 그건 바로 이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건 마치, 멋있게 보였던, 손가락질을 했던 그 차가 장례차인 것을 알았을 때 받았던 충격과 같았다.

솔직히, 줄거리를 미리 알았더라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비슷하게 느껴졌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후속작이 될 수도 있겠다.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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