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4. 12:55 iot
Nest Learning Thermostat EU버전 설치기
(Nest 의 정확한 명칭은 "Nest Learning Thermostat" 이다.)
NEST 온도 조절기를 알게 되고, 예쁜 디자인에 끌려 집에 꼭 설치를 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0. 설치 가능성
지금 살고있는 집은 경동 가스보일러이고, 여러 선구자들의 게시물을 검색 해보면 어찌어찌 설치가 가능할 수도 있을것 같았지만 전세로 살고 있는 상황이라 수고를 들이기 귀찮았다.
이번에 이사를 가게 되어 다시한번 Nest 설치의 꿈을 꾸게 되었고, 마침 이사를 갈 곳이 지역난방으로 일반 가스/기름 보일러보다 설치 난이도가 훨씬 쉬웠다.
지역난방은 온도제어기가 구동기에게 신호를 보내 난방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방식으로 구동기만 제어할 수 있다면 매우 간단한 작업이다.
이번에 NEST 설치를 위해 공부 하면서 지역난방의 난방 방식과 구동기 라는 기기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간단히 설명 해보면 다음과 같다.
지역난방은 부근의 지역 난방 공사에서 계약된 지역으로 엄청 뜨거운 온수를 쏴주고, 그 물을 난방수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배관만 있다면 별도 보일러 설치가 필요 없다. 구동기는 위와 같이 전달된 온수를 우리 집으로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는 일종의 스위치 이다. 구동기를 열면 물이 들어오는거고, 구동기를 닫으면 물이 안들어오는 구조이다. 온도조절기는 현재 온도가 설정된 온도보다 낮으면 구동기를 열고, 그 반대면 구동기를 닫는 아주 심플한 역할을 한다. |
1. Nest 버전
NEST는 미국 버전과 유럽 버전이 있는데 나는 유럽 버전을 선택 했다.
미국 버전은 냉방을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전압이 다르기 때문에 별로 릴레이를 구매하여 사용해야 하고,
유럽 버전은 냉방 컨트롤은 불가능 하지만 한국과 전압이 같고, 히트링크 라는 추가 구성품을 제공하여 설치가 좀 더 용이하다. (내 기준)
냉방은 내 실력으로 연동이 불가능할 것 같고, 전압 신경쓰기 싫고 히트링크로 무선연결도 할 수 있으니 그냥 유럽 버전으로 가보자 하여 유럽 버전을 선택했다.
2. 구동기
NEST 와 호환이 된다고 알려진 구동기는 하니웰사의 MC2000 제품과 지맨스사의 SSK21 이다. 둘 다 360도로 돌아가는 구동기이며 3선 방식이라 결선도를 보고 결선만 하면 된다.
결선도 참고
3. 설치기
일단 집 구조를 점검하였다. 다른집들과 비슷하게 싱크대 밑에 배관이 있었고, 각방 온도 조절장치를 통해 제어를 하는 듯 하였다. 각 방의 온도 제어기를 켜서 어느 구동기가 어느 방을 담당하는지 체크해봤다. 이상하게 남쪽 방 두개로 가는 배선과 구동기를 찾을 수 없었는데, 한 개 구동기가 여러개 방을 담당하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러면 안되었는데..)
일단 각방 제어 구조라면 선택을 해야 한다.
- 각방 제어를 포기하고 온도를 중앙(거실)에서만 관리하는 방식으로 하여 거실에 NEST를 설치 한다.
- 각방 제어를 유지하면서 각 방 온도조절기를 모두 NEST 로 변경한다.
이 두 가지 방식은 장단점이 너무나 분명한데, 1번 방식은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방마다 온도 편차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2번 방식은 Nest 구매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우리집은 각방 제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Nest 를 총 다섯 대 구매해야 한다. 그 정도의 가치는 없다고 판단 하고 1번 방식으로 결정하여 Nest 를 한대만 구매 하였다. (2번 방식은 등짝 스매싱이 발생될 수 있다.)
영국 아마존에서 한국 직배송으로 주문 하였고, 배송까지 긴긴 시간을 기다렸다.
배송을 기다리는 동안 보일러 배관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
- 일단 중앙 컨트롤을 위한 배관 공사가 필요한데,
- 를이 위해 배관공을 불러야 한다.
- 배관공을 어떻게 불러야 하지?
- 철물점에 이야기 하면 될까?
- 배관 청소 하는 분을 불러서 청소와 함께 부탁 드려볼까?
- 비용은 얼마나 나올까?
- 귀찮고 비용 들어갈것 같으니 걍 거실만 바꿔야 겠다.
- 히트링크와 구동기는 어떻게 연결하지?
- 온도 조절기는 또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거야 와 같은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단 배관 교체는 배관공을 불러야 해서 귀찮으니 거실에만 설치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이것저것 점검 하는 도중에 첫 번째 문제가 발견 되었는데, 바로 거실에 난방수를 보내는 구동기가 두 개 라는 점 이었다. 온도조절기 <-> 구동기가 1:1로 구성된 형태를 생각 했는데 얘는 온도조절기 한개와 구동기 두개의 조합이었다.
히트 링크 하나와 구동기 두개를 병렬로 연결하면 안될까? 하여 이래저래 구글링 해보니 그럴 경우 구동기가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글을 발견하고는 좌절을 겪었다.
결국 중앙 컨트롤로 가자 라고 다시 변경하고 배관공을 찾던 와중 두 번째 문제가 발견 되었다. 우리집은 난방 배관이 한 세트가 아니라는 점 이었다.
보통 싱크대 밑에만 배관을 두고 거기서 모든 구역으로 난방수를 보내게 되는데, 우리집은 난방수를 보내는 배관이 구석 침실쪽에 하나 더 구성되어 있었다.
아파트는 처음 살아봐서 이런 구조가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기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싱크대의 배관세트와 남쪽 침실의 추가 배관세트)
이렇게 되면 거실만 설치하는 것도 불가능 하고, 중앙에서 모든 난방을 제어하는것도 불가능해진다. 어떻게 거실만 설치 해볼까 해서 히트링크에 구동기 두개를 연결 해보려고 했는데, 세 번째 문제가 발견 된다.
나뉘어져 있는 배관세트에서 각각 거실로 난방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거실 온도 조절기 한 개가 구동기 세 개를 한꺼번에 제어하는 것이었고, 그 제어 되는 구동기는 싱크대 밑에 두 개, 구석 침실쪽에 한 개 이렇게 따로따로 떨어져 있었다.
이 때 NEST 는 한국에 도착하여 세관 통과 중이었는데, 제품 수령의 기대감을 느끼지도 못하고 과장 조금 보태 절망적인 마음 이었다.
일단 이러한 구성에서 중앙 컨트롤은 불가능 하다. 한 곳에서만 제어를 하게 되면 다른 한 곳은 배관을 매번 열어두거나 매번 닫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거실에 온도조절장치를 두 개 달고 운용 하는것도 너무 이상한 그림이 되고 말이다.
이렇게 된 이상 또 한 번 선택을 해야 했다.
- 한 개 방만 선택하여 Nest 를 설치한다.
- 미개봉 제품으로 중고나라에 판매한다.
게다가 이 때는 지맨스 SSK21이 호환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하니웰 MC2000 구동기를 따로 주문 해둔 상태였고, 마침 배송중이었다. 이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과 어떻게든 NEST 를 설치하고 싶다는 생각이 합쳐져 결국 서재방 에만 Nest 를 설치하기로 결정 하였다.
구동기 교체는 몽키스패너 하나로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고, 다행히도 지맨스와 하니웰 구동기의 인서트 배관 사이즈도 맞았다. 설치 후 정상 구동 확인하였고, 이제 도배 마감만 기다리고 있다.
조금씩 투자하여 각방 온도제어기를 NEST 로 바꿔나갈 생각이다. 이제 고민은 거실에 나뉘어져 있는 구동기 세 개를 하나의 NEST 온도제어기에서 제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차피 릴레이에 신호만 쏴주면 되니 히트링크 두 개를 하나의 온도 제어기에 연결 하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일단 히트링크 두개를 구할 수가 없고, NEST 를 다시 구매 하자니 확인도 안된 내용에 너무 큰 투자인것 같아서 일단 보류 중이다.
미국향 NEST 에 릴레이 두개를 구매하여 비슷한 방식으로 시도 해볼까도 고민 해봤는데, 일단 당분간 온도조절엔 돈을 그만 쓰기로 하였다.
나중에 안방에 Nest 를 설치할 생각이 든다면 그 때 거실에 히트링크 연결을 시도 해보고 다시 후기 남기겠다.
도움받은 블로그
나와 매우 비슷한 상황(지역난방에 유럽향) 이라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블로그에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어서 몇 번 정독 하면서 해답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