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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있을까.. 아니면 나 먼저 갈까?”

이런 날은 아무래도 남자가 혼자 있고 싶어 할 거 같아서 여자는 그렇게 물어봅니다.

무슨 일인지 알 순 없으나...

어쨌든 여자와 남자 둘 사이의 문제는 아니고, 아마 회사 일인 듯 한데, 어차피 물어도 대답은 안 할 거고...

그리고 이럴 때는 으레 혼자 있고 싶어 했었고..

그런 생각 끝에 여자는 이미 핸드백을 집어든 상태.

 
남자는 예상대로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그럴래? 그럼 오늘은 먼저가고 내가 내일 전화하게.”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얼굴에는 언뜻 고마움 같은 것도 나타납니다.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거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런 마음. 먼저 간다고 말은 했지만 혼자 남겨 두는 것도

혼자 가야 하는 것도 못내 아쉽고 서운한 여자. 그래도 애써 표정을 감추며 손을 흔듭니다.

소리 나지 않게 ‘갈께’ 입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왜 너는 나와 고민을 나누지 않는가?

연애를 처음 시작하던 시절 그건 두 사람이 가장 자주 싸우던 주제였습니다.

‘왜 너는 나와 고민을 나누지 않는가?

 왜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알 수가 없는가?‘

이것이 여자가 서운한 이유였고..

‘말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니까 그렇잖아, 좋은 것도 아니고

둘이같이 고민할 필요가 뭐가 있어‘

이것이 남자가 입을 다물던 이유였죠.


이유는 서로에게 더 잘하고 싶어서였지만,

결과는 서로에게 피곤함만을 안겨주었던 말다툼.

하지만 이젠 그런 다툼 대신 혼자 조금 미안해하고,

혼자 조금 아쉬워하며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게 된 두 사람.


카페 문을 나온 여자는,

‘뭔지 몰라도 잘 풀려야 할 텐데.. 문자 메시지를 보낼까?

 아니다, 생각하는데 방해되겠지‘

남겨진 남자를 걱정하며 버스정류장으로 타박타박 걸어가고.

카페 안에 앉아있는 남자는,

‘혼자 가느라 심심해하겠네.’

여자의 쓸쓸했던 뒷모습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 결국

전화기를 꺼내 듭니다.

곧 딩동 여자핸드폰이 울리고 여자는 도착한 남자의 문자메세지.

“니 걱정 하니라 내 걱정이 뭔지 까먹었다.

아직 버스 안탔으면 정류장에서 기다려줄래?"


그대의 복잡함에 내 외로움을 양보하고...

그대의 외로움에 내 복잡함을 잊고...

 written by 문미경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 너는 나와 고민을 나누지 않는가?
 왜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알 수가 없는가?‘


대학시절, 연애초기에 나도 많이 생각하던 주제이다.

왜 나는 너의 모든것을 알 수 없는 거냐 라는 나의 말에 자신의 사생활을 생각 좀 해 달라는 그녀의 대답.

고민이 있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연인과 꼭 나누려고 하는 내 성격과 그런 내 성격을 싫어하는 그녀의 성격;;


서로 티격태격하던 끝에 서로 찾은 타협점은 바로 시간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생각이 뜸해지고;; 그러려니 생각하게 되고.;; 익숙해지고;;

시간이 지나니까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

말그대로 혼자 조금 아쉬워하며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게 된 두 사람. 이었다.


겨울이 두번 지나가고 새로운 인연과 함께한 내 모습은 글 속의 남자로 바뀌어 있었다.

"말해서 풀릴것도 아니고, 괜히 걱정끼쳐서 뭐해. 그냥 내가 알아서 할께."
라고 말하던 있는 내 모습을 찾은 것은 바로 지금이다.

어떤 한사람과 만날 때 그사람에게 바라던 모습을 또다른 사람을 만날 때의 나에게서 발견 할 수 있었다.
사람이라는게 이렇게 변하기 쉬운 동물이라는 걸 이제 알아버린건가.

이제 혼자되어버린 난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것을 난 언제쯤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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