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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어로 시작해야 할까. "재미이ㅆ" 까지 쓰다가 지워버린다. 지루함과 웃김, 현란과 깜짝놀람. 그리고 감동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단어가 재미 라면 "재미있다." 라는 단어를 쓰고 굳이 지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렇게 저렇게 키보드를 눌렀다가 곧 다시 백지로 되돌린다. "뮤지컬 자체를 자주 보는 편도 아니거니와, 공연을 보고 후기를 적는 편은 더욱 아니다." 라는, 왜 이런 변명까지 해가면서 글을 시작해야 할까. 누군가에 의한 강요라기 보다는, 이 공연이 주는 일종의 압박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단, 첫인상은 지루함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데 첫인상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이건 비단 사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옆자리에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사람을 데려왔는데, 이거 첫인상이 이런 지루함 이라니, 공연 보는 내내 옆 사람 눈치를 살피며 끝까지 이런 분위기가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굳이 이런 기도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내 기도가 통했던 것일까. 생각보다 지루함은 길었지만, 충분히 만회 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약 반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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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공연이라고 했다. 재미있는 공연이라고 했다. 또 감동적인 공연이라고 했다.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또 감동도 있었다. 이래서 유명해진 건가 보네. 라는 생각도 들었다.


꽤나 효율적 이었다. 작은 소극장을 백분 활용하여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 작은 무대 위에 그 많은 소품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다면 표를 예매하는 행동을 취하더라도 굳이 말리지 않겠다. 덕분에 몰입감은 점점 높아져만 갔고, 이 높아진 몰입감은 결국 극의 만족감으로 바뀌었다.


꽤나 친근감 있었다. 배우들의 눈 움직임까지 놓칠 수 없었다. 배우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는 공연을 본 것이 이것으로 세 번째였는데, 아무래도 익숙해 질 수 없을 것 같다. 날 바라보며 연기 할 때는 마치 날 위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여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는다. 나는 아무래도 이 느낌을 위해 극을 관람하는 것 같다.


꽤나 역동적 이었다. 공연을 보다 보면 중간에 배우들의 댄스실력을 감상 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날 가장 만족시킨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춤을 추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 보더라도 흥분된다. 신난다. 두근거린다. 지루함에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 날 깨워준 보석 같은 고마운 scene이었다.


꽤나 감동적 이었다. 단지 코미디로만 알고 있었기에, 끝에서 더욱 뒤통수가 아팠다. 과연 사라진 반신불수 환자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지, 밀실트릭은 어떻게 숨겨져 있을지 어서 "내게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던져봐" 라고 벼르고 있는 내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던진 것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괜찮은 공연이었다. 당신이 이 공연에 정말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분노하지 말아라. 괜찮은 이라는 형용사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몫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괜찮다." 라는 것은 꽤 괜찮은 칭찬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다른 공연과 달리 이 공연을 굳이 친근감 있다라고 표현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생음악.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무대 위편에서 조용하게 라이브뮤직을 들려주신 고마운 분들 덕분이었다. 어찌나 연주를 잘 하시던지 녹음된 음악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잘나가는 배우들의 연극공연, 잘나가는 가수들의 콘서트, 잘나가는 댄서들의 춤사위, 잘나가는 밴드의 음악. 만 원짜리 몇 장으로 이 모든걸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쉽다. 내 생에 최고의 뮤지컬은 아니었다. 꽤나 괜찮은 공연이긴 했지만 허전한 무엇이 마음 한 구석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 솔직히 가장 재미있는 영화는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이고, 가장 성공적인 소개팅은 기대하지 않고 한 소개팅이다. 모자란 이프로(2%)에 대한 것을 내 마음속의 기대감이라는 감정이 앗아가 버린 것은 아니었을지.


어쩌면 이건 내 자신의 문제일 수 있다. 그 재미있다는 호평 속의 중심에 서있었던 뷰티플게임을 보고 나서도, "이런 게 재미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나 이기에 지금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 봐야겠다.


나는 관객이 아니라, 그저 공연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닐지, 나는 재미라는 것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아닐지. 하는 쓸데없는 고민들 말이다.


덧1. 이 공연에는 편지를 보내주는 이벤트가 있다. 미리 알았더라면 신청하고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덧2. 중간에 꽃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있는데, 이 또한 받지 못해(나와 함께 간 파트너가 받지 못함에) 아쉬움이 백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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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우선 Beautiful Game 이라는 좋은 뮤지컬을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티스토리에 감사의 말을 먼저 전하자. R석으로 배정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표를 받고나니 무려 VIP석이었다. 10열 7,8번. 사이드 끝이어서 앞사람 영향도 거의 받지 않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후기를 쓰기 전에 다른 사람 관람객들은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 알고싶어 뷰티풀게임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재밌다, 괜찮은 뮤지컬, 박건형 멋있다." 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평소 세계사에 큰 관심이 없던지라, IRA가 뭐 하는 단체인지도 모르고, 아일랜드는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다. 아니 그보다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이다 라고 배웠던 기억도 얼핏 나는듯 하다.
2004년 이나영씨가 주연을 한 드라마 아일랜드 를 봤다. 단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보게된 이 드라마는 단순히 재미만을 남겨주진 않았다. 드라마 마지막 회가 끝나고 나오는 나레이션은 IRA가 어떤 단체인지 조금이나마 알게해 주었고, 어제 이 뮤지컬을 보면서 문득 이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그 시절은 아일랜드 시골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도, 다들 쉬쉬하고, 간섭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한마디 잘못했다가 반역자, 또는 앞잡이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고 하니, 누가 쉽사리 간섭할 수 있었겠는가.

영국과 아일랜드
197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여 제작된 이 뮤지컬의 기둥소재는 국가간의 갈등이라 생각한다. 여기 나오는 두 나라, 영국과 아일랜드(Ireland)는 거의 한나라 라고 해도 좋을만큼 가까이 붙어있는 나라다. 이런 두 나라가 붙어있으니 그만큼 교류도 많았을 테고, 그렇게 보내다 어느덧 힘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한쪽에선 욕심을 내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동안 아일랜드를 자국의 속국으로 만들려는 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는 현재 독립국가이다. (아일랜드는 1937년 독립을 선언하였지만, 1949년, 영국이 독립을 인정하기 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고, 북아일랜드는 아직까지도 영국령이다.

식민지 시절, 많은 뜻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독립조직을 창설했고, 그 조직이 바로 IRA이다.

다음은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 실린 IRA에 대한 내용이다.(링크)

    * 아일랜드 공화국군(Irish Republican Army, 1919년-1921년)
    * 아일랜드 공화국군(Irish Republican Army, 1922년-1969년)
    * 온건주의적 아일랜드 공화국군((Official Irish Republican Army, 1969년-1973년?)
    * 급진주의적 아일랜드 공화국군(Provisional Irish Republican Army, 1969년-2005년?) — 이것이 오늘날 흔히 말하는 ‘IRA’이다.
    * 아일랜드 공화국군(Continuity Irish Republican Army, 1986년-)
    * 아일랜드 공화국군(Real Irish Republican Army, 1997년-)

많은 변화를 격은 IRA는 현재 무력활동중지선언을 한 상태이고, 실제로도 행동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처음 의도는 독립을 위한 열망으로 가득했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단체가 커지면서 처음과 같은 방향으로 유지하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십자군 원정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본 뜻과 달라지는 것과 같이 말이다.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 아마 이와같이 변질되지 않았을까.

뮤지컬에서 나오는 IRA는 아마도 급진주의적 아일랜드 공화국군을 말하는 것일듯 싶다.

배우 박건형의 귀향작인 뷰티풀게임은 역동적인 뮤지컬이다. 그 넓은 무대를 다 사용하면서 이리지러 뛰어다닌다. 내가 앉은 자리는 VIP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배우들 따라다니느라 눈이 매우 피곤했다. 앞좌석 앉으신 분들, 고생좀 하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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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칠해진부분


생각보다 좌석 사이가 좁아서 스테이지가 매우 가까웠다.

이런 역동적인 공연을 코앞에서 직접 보고나니, 남는 감동이 더욱 크다.
특히나 중반쯤 나오는 감옥신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12명의 헐벗은 남자들이 나와 감옥에서의 상황을 춤과 노래로 잘 표현 한 것 같다.

정말 좋았지만 흠이 좀 있다면 좀 지루함을 감출 수 없었다는게 그것이다. 150분이라는 긴 플레이 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가는 것이 굉장히 힘든일이지만, 몇가지만 좀 주의해 주었더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특히 결혼식, 신혼여행 장면은 조금 편집하여 토마스와 존의 인물간 갈등에 좀 더 시간을 할해하였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밝게 사는 한 인간이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가슴아팠다. 우리 대한민국도 그러한 시기를 보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 더 쓰라린 기분이다.

축구로도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총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무엇이 세상을 바꿀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자신이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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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월은 붉은 구렁을.

꽤 기대하며 읽은 책이다. 기대가 있으면 그 기대를 채우고, 거기다 넘치길 바라는게 독자 마음이다. 그런점에서 독자는 꽤 이기적이다. 멋대로 기대하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냥 그저그런책 으로 치부해버리기 일수다.

꽤 큰 기대감 그릇을 만들어놓고 글자를 담기 시작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 중 1장을 읽고 그 그릇의 반을 채웠다. 안타까운 것은 나머지 2,3,4장이 그 반을 채우지 못하고 끝나버렸다는 것이다. 아.. 이 아쉬움을 무엇으로 달랜단 말인가. 1장의 이야기는 미스테리 소설의 소재로 충분했다. 개인적인 바램은 1장의 전개 그대로 2장으로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왠지 짧은 단편으로 끝나버린것 같아 너무 아쉬웠다. 2,3장도 나름대로 괜찮은 이야기였는데, 마지막 4장은 이 책에 대한 남은 기대감을 완전히 무너뜨려버렸다. 아직 부족한 내 교양이 책의 치밀함을 못따라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좀 산만했다. "마지막을 읽을때 책이 시작된다." 라는 누군가의 평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온다리쿠의 삼월시리즈의 시작이니 아직 그래도 기대할 것이 남았다는 생각을 위안삼아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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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삼월의 붉은 구렁을]  의 마지막 4장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적어도 다행인것은 삼월의 붉은 구렁을의 4장 결말과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의 결말이 다르다는 것. 보면서 익숙한 문장들이 계속 보여서 결말까지 같으면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도 이 책의 결말은 이런 걱정을 싹 날려 주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일본미스테리 소설(얼마되지않는다)  중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다. 한번 책을 펴면 절대 덮을 수 없는 몰입감과 짧은 호흡으로 연결된 문장들 덕분에 느슨해지지 않는 긴장감. 너무 보고싶어서 토익시험전날 숙면을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벽까지 책을 읽고 말았다. 살짝 싱거운 결말이었지만,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위한 복선을 깔아둬서 크게 나쁘지 않았다. 소설 중간에 학생들이 모여 연극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를 확장하여 [호텔정원에서 생긴 일] 을 쓴 것 같다. 여담이지만 [호텔정원에서 생긴 일]은 처음 책을 보게되면 이게 뭐지 할 수 있는 책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기둥 스토리는 꽤 흥미있으므로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은 삼월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아직 [황혼녘 백합의 뼈] 라는 제목의 소설이 세번째 작품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제 읽기 시작할 책인데, 어느정도의 이야기를 보여줄 지 기대중이다.

혹시나 관심있는 사람을 위해서 순서를 말해보면 삼월의 붉은 구렁을 ->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 황혼녘 백합의 뼈 -> 호텔정원에서 생긴일(삼월스토리와는 상관없다) 또는 흑과 다의 환상 순서로 읽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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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뮤지컬 점프

잘 짜여진 이야기에 이어 잘 짜여진 공연 한편을 보고 왔다. 꽤 오래전부터 상영해온, 뮤지컬 점프의 공연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우선 좌석이 맨 앞좌석, 게다가 사이드여서 몇몇 볼거리들을 놓친 것 이 좀 아쉬웠다. 그 몇몇 볼거리가 이 공연의 재미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중앙좌석에서 꼭 한번 다시보고 싶은 공연이었다. 대사가 거의 없는 순전히 요즘 말하는 몸으로 웃기는 공연이다. 그렇다고 몸개그 라는 단어 하나로 치부해버리기엔 너무 화려하다. 조명/음향과 무대효과, 그리고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잘 짜여진 극을 완성해 냈다. 배우의 손동작 하나와 잘 연결되는 음향효과, 그리고 오차없는 조명. 거기다 타이밍 적절한 무대효과까지. 모두 한치의 오차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저거 연습하면서 진짜 고생 많이 했을 거라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언제 사라졌는지 모르게 가버렸고, 야속하게도 내 가슴속에 "너도 빨리 운동 해" 라는 아픈 말만 새겨버렸다. 흑흑

오늘 나온 배우들 몸매 킹왕짱. 우왕ㅋ굳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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