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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9 그러니까, 태도의 문제인거다. 7
  2. 2008.01.05 처음이라는 경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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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과장님이나, 팀장님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지키라고 했으면 군소리 없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요구하면 쉽게 들어줄 수 있을까는 좀 다른 문제이다. 그것이 업무방식에 영향을 미칠 때 말이다.

과장, 팀장이라서 따르고, 신규입사자라서 안따르고 하는 것은 아니다.(물론 어느정도는 있겠지만) 회사의 분위기와 문화를 이해하고, 변경을 시도하면 충분히 공감하면서 변화를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된 말 도 없이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면 반감부터 생기는 것이 사람이다.

게다가 이야기 하러 갔는데, 회사를 다녀도 이런 시스템은 없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좋게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질거다.

진정하고 조금만 생각해보자. 순수하게 업무적으로 생각한다면 내가 민감하게 반응한게 맞다. 하고자하는 내용은 논리적으로 문제없고, 어떻게 볼 때 효율성을 위해서는 더 좋다. 문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바꾸자고 하는거다.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한다. 라고 못박고 전혀 협상의 여지도 두지 않는다. 범용적인 것은 좋은데, 다른 부서들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는거다. 

필요한 정보가 이름, 주소, 주민번호라고 하자. 그런데 내가 알 수 있는건 이름과 주소 뿐이다. 그래서 이름과 주소를 적어서 냈다.

다음 상황을 보자.

A: "이름과 주소밖에 몰라서 그것만 적어서 냈어요."
O: "주민번호도 적어서 내셔야 하는데요."
A: "이름과 주소를 알면 주민번호는 그 쪽에서 알 수 있지 않나요?"
O: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시면 주민번호를 알려드릴게요. 그거 적어서 내세요."
A: "그럼 다음번에도 이름과 주소를 알려드린 뒤에 주민번호를 받아서 여기 적은 다음에 다시 내야 하나요?"
O: "이미 한번 주민번호를 알려드렸잖아요. 그걸 기억하고 계셨다가 쓰셔야죠."
A: "왜 이렇게 하나요?"
O: "좀 더 확실하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A: "예전엔 이렇게 안하고 그냥 이름과 주소만 적어서 냈는데요?"
O: "예전 담당자는 이제 없으니 그렇게 못합니다.ㅋ"

예전에는 그냥 이름과 주소만 적어서 냈다. 그런데 이제 주민번호를 알아내서 적으라고 한다. 주민번호 물어봐서 적은 다음에 다시 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알려준 정보로 얻어낸 주민번호가 정확한 주민번호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거다. 그냥 그 쪽에서 이거라고 던져준 주민번호를 써 넣어서 요청을 하는데, 이게 정확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건가? 어차피 그쪽에서 알려준 주민번호인데 말이다. 이럴거면 무엇하러 주민번호를 요청해서 쓰나.

회사에는 이미 주민번호를 알고 있는 부서도 있고, 주민번호를 모르는 부서도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부서는 문제가 안되겠지만, 모르는 부서는 이게 문제가 된다. 그럼 융통성 있게 해결할 자세를 보여야 하는거 아닌가?

아 답답하다.

말도 좀 부드럽게, 융통성 있게, 상황판단 해서 적절하게 하면 안될까? 
이왕 입사한거고, 함께 일을 해야 하니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야겠지만, 앞으로 힘들어 질 것 같다.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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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침묵속에 있었다. 처음 만난 세 사람의 어색한 침묵에 새로 합류한 사람 또한 흡수되어버렸다. 어색한 침묵속이다. 비좁은 방안에서 이름도 모르는 남자 셋은 굳이 이 어색함의 이유를 찾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는 오히려 두사람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곧 남자는 넷 이 되었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하루종일 렌즈를 끼고 있으니 눈이 살살 아파온다. 거울을 보니 붉은 모세혈관들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런 수식어들이 필요없이 그냥 토끼눈 이었다. 이제 3년 만에 안경을 새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번 주말, 안경점에 가야겠다.

출근 첫날은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갔다. 내 사인 세 개로 근로계약을 끝내고, 새 컴퓨터를 쓸만한 상태로 만들고 나니 4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택배 받을 주소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둘째날은 세팅해야 할 컴퓨터도 없으니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점 없는 하루였다. 카드키를 안가져온 것만 빼고.
드디어 일하는 법을 조금 배웠고, 월요일까지 해야 할 과제를 내주셨다. 그리고 모니터가 고장났고,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다. 출근시간부터 오후 4시까지 아무것도 못했지만 왠지 한것이 가장 많아보이는 날이었다. 행복했다.

퇴근길이 쓸쓸하다. 아직 어색한 사람들과, 어색한 이 길. 그리고 오늘은 금요일 밤이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려도 연락할 만한 사람이 없다. 퇴근길에 만날 친구를 찾는 외로운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출근 후 첫 주말이다. 왕복 4시간 30분의 출퇴근길이 피곤했던 것일까. 정말 오랜만에 주말이 좋아진다. 이번 주말에는 뭘 할까. 뭐하고 놀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과장님이 내주신 과제가 떠올라 우울해졌다. 절대 어려운건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꼭 100점을 받아야 하는 압박감 속의 수험생 심정이랄까. 끝내기 전에는 왠지 마음 편하게 놀 수 없을 듯 하다. 아니, 끝낸다 하더라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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