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8.04 대학교 소모임이 날 먹여 살린다? (1)
  2. 2008.05.07 다들 파이팅 입니다. (12)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면서 여러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개발자들과는 다르게, 내가 자신있게 다룰 수 있는 언어는 PHP 한가지 뿐이다. 물론 학부시절에 C언어를 배웠던지라 C계열의 언어를 읽을 수는 있고, 또 이를 사용하여 간단한 프로그램의 작성도 가능하긴 하지만 그래도 현업에서 사용될 정도는 아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대학시절 당시 우리 학과에는 소규모 동아리가 있었다. 지역상인들을 대상으로 수주를 받아 홈페이지를 제작해주고 돈을 받는 뭐 그런. 쉽게 말해 웹에이전시 소모임이었다. 그 당시 C언어로 레포트좀 한다고 여기 들어갔었는데, 사실 예비역 선배 몇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나마도 디자이너가 없어서 운영이 더이상 힘들 지경이었다. 그 때 나와 함께 들어간 친구가 디자인을 조금 할 줄 알아 다행이도 한학기를 더 운영할 수 있게 되었었다. 당시 홈페이지를 만들 때, 사용된 언어는 PHP였는데, 그 때 나에게 닥친 문제는 내가 PHP는 커녕 웹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웹은 처음이었다. input 태그의 값이 어떻게, textarea 안의 값이 어떻게 해서 데이터베이스에 쓰이는 것인지, 진짜 하나도 모르는 완벽한 초짜였다. POST, GET 의 개념도 모르던 그런 상태에서 선배가 따내온 일은 건강식품 쇼핑몰 이었다. 당시에 개발자가 3명 디자이너가 2명이었고, 개발기간은 두달이었다. 그 때 선배가 나에게 던져준 것은 직접 만든 게시판 소스였다.

그 것을 그대로 세번씩 쳐오라는 것이 과제였는데, 소스코드를 치다보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 그 선배의 지론이었다. 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난 코드를 쳤고, PHP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난 그 선배의 "코드를 치다보면 알게된다." 라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인터넷을 찾아 물어가며 PHP를 공부했고, 공부하면서 쇼핑몰을 만들었다. 그리고 두달 뒤에는 제대로 납품을 할 수 있었다. 

사실, 난 PHP 라는 언어를 전혀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웹개발 언어 라는 것 만으로 PHP를 무시해 왔었고, 또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우습게 봐왔었다.


나는 고등학교때 일본어를 배웠었다. 이 일본어가 처음엔 쉽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만 외우면, 아니 심지어는 이것들을 외우지 않아도 처음 일본어는 쉽다(상대적으로).  그냥 듣기만 해도 저런 뜻인가? 라고 생각되는 단어들이 있고, 또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일본어의 잔재 때문인지 다른언어보다 비교적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가 일본어이다. 애니메이션을 봐도 그럭저럭 들리는 언어가 일본어이다. 그런데 이런 일본어는 조금만 깊이 배우고 들어가면 그 때부터 어려워진다. 히라가나를 알 때는 쉽던 일본어가 한자어가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또 어려워 진다. 정말 만만하지 않다. 

이 PHP는 마치 일본어 같다. 처음엔 마냥 쉽다. 그런데 점점 깊숙이 알고 나면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어려워진다. 얼마전 야후코리아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던 rasmus 와의 특강에서도 모르던 많은 것을 얻었었다. 

두달만에 PHP를 공부하고 만들었던 쇼핑몰 소스는 아직까지 집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잠들어 있다. 벌써 몇 년 전에 작성한 코드이지만, 그 일부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 쇼핑몰 이라는. 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 홈페이지를 우리는 아주 개판으로 만들어 놨다.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보안처리조차 하지 않고, 그냥 동작하니까 납품을 했다. 어떻게 보면 내 생에 첫 프로젝트인데, 그렇게 납품을 했다. "그 때는 몰랐으니까,"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어쩌면 그 때 받은 몇 백만원 앞에 부끄러웠던 작품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 쇼핑몰 때문에 어떤 손해를 봤을지도 모르는 그 분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말이다. 

지금도 가끔 나태해지거나, 자극이 필요할 때, 오래전 작성했던 코드를 들여다 보면서 반성을 하고, 새로 마음을 가다 잡는다. 

다룰수 있는 언어라고는 PHP뿐인 나는 대학교 소모임때 처음 배웠던 기술과 그때 작성했던 코드를 자극제로 하여 지금 난 먹고살고 있다. 


야후코리아 개발자 블로그 에서 이벤트 중(http://ydnkrblog.com/blog/?p=247)입니다. 참여자가 적으니 한번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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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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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풍납얼짱 2009.09.23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자요..일본어 알면 알수록, 깊이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어려워요 ~ ㅜ.ㅜ

요즘 몸이 많이 분주해 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이것을 하려면 저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것을 하면서 저것까지 하고싶으니 몸이 조금 고생해야 하겠습니다.

함께 시간을 사용해야 할 일도 생겼고, 또 요새 회사가 많이 바빠졌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저는 현재 웹개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서비스중인 게임에 대한 큰 작업이 있는데, 이것 때문에 저 뿐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이 고생들을 하고 계십니다. 야근에, 철야에 주말출근까지. 다들 열심히 달리고 계시죠.

평소보다 약 한시간 정도 일찍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좀 더 달리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 때 도착을 알리는 수많은 메일들.
이번 작업에 관련된 메일들이었는데, 다른 팀들에게 온 주의사항을 적은 메일들 이었습니다.

보면서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왠지 저도 가슴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제 드디어 내일 오픈을 하고, 오픈을 위해 오늘은 밤을 새야 합니다.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면서 스크롤을 밑으로 내리는 도중 "파이팅 입니다." 라는 제목의 메일이 보입니다.

밤을 새야 한다는 그 부담감과 짜증이 오늘 절 지배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저에게 밤을 샌다는건 정말이지 익숙해지기 싫은, 또 익숙해지지도 않는 그런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즘은 일 자체를 하면서도 그다지 큰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젊음은 사라져가고, 열정이 시들해지고 있었나봅니다.

남들 출근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또 남들 퇴근하는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데, 메일들을 하나하나 읽고, 파이팅 입니다. 라는 제목의 메일까지 보니, 왠지 이 밤에 출근하는게 즐거워집니다.

아까 가슴에 들어갔던 그 힘은 아마 열정 이었나 봅니다.

다들 파이팅 입니다. 이 글 보고 계시는 분들. 또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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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ion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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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echo7995.tistory.com/ BlogIcon 에코 2008.05.08 0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이팅 입니다~!

  2. Favicon of http://ahabah.egloos.com BlogIcon 오뉴 2008.05.08 1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형님 힘내세요~

  3. 안녕 2008.05.16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글만 봐도
    왠지 당신 좀 멋있을 것 같아요♡

  4. 완전한 기쁨 2008.05.21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이에요.
    속 깊이 들여다보니,매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언제가 이렇게 바빴던 날들을 기분좋게 추억할 여유가 생길거에요.^^
    저도 화이팅입니다 !

    • Favicon of http://onionmen.kr BlogIcon onionmen 2008.05.25 1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완전 오랜만에 오셨어요.
      RSS로 사진만 보는 저도 할말은 없지만요. ^^

      곧 여유가 생기는 날이 오겠죠? 빨리 그랬으면 좋겠어요.

      어때요, 완기님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5. Favicon of http://marketings.co.kr BlogIcon 마케팅스 2008.05.22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웹쪽일 하시는군요 .. 저도 인터넷으로 밥을먹고삽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저도 파이팅 !! 하고싶소요 (^^)

  6. Favicon of http://pustith.tistory.com BlogIcon 맨큐 2008.06.10 1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세요~ ^^
    다시 한 번 열정을 불태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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